꾸러기학교-우린 그냥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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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가 판치면 세상이 행복해요” (뉴스앤조이 20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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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랑방 작성일08-03-26 18:35 조회1,4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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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함께 일구는 교육텃밭 \'꾸러기학교\'

▶ 실험유치원 꾸러기학교의 입학식에 들렸는데...

분꽃 나팔꽃 호박꽃 초롱꽃 개망초꽃 할미꽃 맨드라미 봉숭아 개구리밥…,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 개구리 미꾸라지 달팽이 방아깨비 풍뎅이 개똥벌레…, 모두 다 사랑해. 꾸러기학교 입학식, 초등학교에 진학한 언니들 대신 열 여섯 명의 동생들을 새로 맞는 날이다. 꾸러기학교 전체 어린이가 서른 한 명이니 절반이나 바뀌는 셈이다. 아직은 멀뚱한 모습으로 얌전하게 앉아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새 친구들, 그들도 아마 며칠이 못가 교실을 뛰어다니며 맘껏 제 목소리 내는 진짜 \'꾸러기\'들로 바뀔 것이다.

꾸러기학교는 그런 꾸러기들을 그냥 꾸러기로 인정하는 학교다.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만든 학교이기 때문이다. 꾸러기학교를 탄생시킨 사랑방교회 정태일 목사는 입학 예배시간, 학부모들에게 이런 꾸러기학교의 정신을 뚜렷이 새겨둔다.

\"꾸러기학교의 바람은 꾸러기들의 행복, 그것 뿐입니다. 우리는 두 경우를 생각합니다. 하나는 오늘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일에도 행복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꾸러기들은 학교에서나 집에서 듬뿍 사랑 받아야하며, 신나게 놀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이 행복을 내일까지 이어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도록 교육 받아야 하고, 자신의 달란트를 발견해서 이를 계발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꾸러기학교는 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일궈야 할\' 교육텃밭\'이 된다. 꾸러기학교에 입학하려면 무엇보다 학부모가 교육방침에 동의하고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먼저 제시 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아침에 아이를 보낼 때\" 신나게 놀다 오너라\"는 인사에서부터 한달에 한번씩 학교에 나와 식사 당번을 해야 하며, 아이들에게 폭력심을 길러 주는 장남감은 사주지 말라는 것, 밥은 스스로 먹게 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막무가내로 \"넌 착하니까 참아야해\" 라며 감정표현을 억제시키지 말 것, 속상하는 일이 생기면 꼭 교사에게 전화를 한 뒤 자초지종을 들어야 한다는 것까지 꼬치꼬치 일러준다.

게다가 매달 한차례 열리는 꾸러기학교의 학부모 모임은 여느 유치원의 교사회의를 연상케 한다. 입학식과 함께 처음 가진 회의에선 \'생일을 맞은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이 어울릴까\' 라는 주제로 토의를 했다. 작년까지는 모든 아이들이 선물을 준비해 함께 교환 했는데 이것은 생일을 맞은 친구 뿐 아니라 모든 친구들이 함께 생일잔치의 기쁨을 맛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마음에 들지않는 선물을 받은 친구들이 불평을 터뜨렸다. 좋은날 그것도 선물을 받으며 감사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무의미하다는 평가였다. 그럼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학부모들이 제각기 의견을 개진했다. 학용품은 아예 선물하지 말자, 선물을 아예 없애는게 낫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선물을 만들어서 보내자, 꾸러기학교의 장점을 살려서 학교주변의 들판에서 선물을 찾도록 하자, 꽃마차를 만들어 퍼레이드를 하자…, 그런 여러 의견이 30분 정도 나온 뒤 결론을 지었다. 선물이란 받는 것보다 주는데 더 큰 의미가 있으니 생일을 맞은 친구들이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공동작업으로 대형카드를 만들어 선물한다. 또 생일을 맞은 친구들은 집에서 엄마아빠에게 감사의 큰절도 올리게 한다는 것.

이처럼 꾸러기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프로그램들은 많은 부분 학부모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들로 채운다. 꾸러기학교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졸업식 역시 학부모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꼭 학사모를 써야할 이유가 있느냐?\"는 이의 제기와 함께\" 차라리 한복을 입히고 한복에 어울리는 조바위를 씌우자\"는 대안이 나왔다. 모두들 박수를 쳤고, 그뒤로 이것은 꾸러기학교의 멋진 전통이 됐다. 아이들을 위한 식단엔 유기농으로 재배한 작물을 쓰자는 것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학부모 의견에 따라 이뤄졌다. 그러나 꾸러기학교가 \'귀족학교\'로 나아가는 모습이 나타나면 누구나 제동을 걸고, 어떤 의견보다 우선시 하는게 관례다.

특별한 전공을 가진 어머니들은 교사로도 참여한다. 요리와 영어는 대표적인 경우다. 매월 한 차례는 학부모 교육도 받는다. 여름에는 \'아빠와 함께 하는 일일캠프\'가 열린다. 날짜를 6개월전부터 예고하기 때문에 모든 아빠들이 참여한다. 아빠와 함께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 광경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아이들에게 새겨진다.
\"꾸러기학교의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스스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다. 그들은 지적인 교육과 감성적인 교육, 이 둘 가운데 하나를 덜 중요시 할 줄 알게 되며,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내아이\'에서\' 우리아이\'로 바뀐다. 자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아이는 비로소 다른 사람을 향해 눈뜨기 시작하며 공정한 룰을 깨우치고 정의에 길들여진다. 아이가 다치더라도 부모보다 오히려 교사가 더 속상해하는\' 새로운 교육문화\'가 싹트는 것이다. 사실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꾸러기학교의 학부모들은 그 행복의 조건이 다르다. 주어진 환경과 삶을 즐기며 사는것, 바로 그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이월영 교장)


꾸러기학교는…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무림리, 그 깨끗한 공기와 산과 나무가 있는 외딴 곳에 자리한 꾸러기학교는 기독교 공동체정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랑방교회에서 탄생했다. 1992년4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십시오, 그런 기도속에 시작된 실험학교다. \'대안 유치원\'이라 불리지만 오히려 많은 유치원들 가운데 다른 생각을 가진 유치원이라 말하는게 옳다. 4세에서 7세까지의 꾸러기 31명과 전임교사 5명, 그리고 외부 교사들로 꾸려 가는 학교다.

-뉴스앤조이 2001년3월20일 박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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